CoCo (조건부 전환사채)
CoCo — Contingent Convertible Bond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 자동으로 손실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채권형 자본 도구. AT1이 가장 대표적인 유형.
CoCo의 작동 원리
CoCo(Contingent Convertible Bond, 조건부 전환사채)의 이름에서 '조건부(Contingent)'는 핵심을 담고 있다 —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전환 또는 상각이 발생한다. 평상시에는 일반 채권처럼 쿠폰을 지급하고 원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미리 정해진 트리거가 발동되면 손실흡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손실흡수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주식 전환(Equity Conversion): 트리거 발동 시 CoCo 원금이 발행사의 보통주로 전환된다. 이 경우 채권 보유자는 주주가 되고, 원금 가치는 전환 시점의 주가에 의해 결정된다. 은행이 부실해지는 시점에 주가는 일반적으로 크게 하락해 있으므로, 투자자는 상당한 가치 손실을 겪는다. 둘째는 원금 상각(Write-down): 트리거 발동 시 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가 즉시 소멸된다. 크레디트 스위스 AT1이 이 방식이었다.
트리거 종류도 두 가지다. 기계적(Mechanical) 트리거는 발행사의 CET1 비율이 계약서에 명시된 수준(통상 5.125% 또는 7%)으로 하락하면 자동 발동된다. 수치가 기준에 도달하면 기계적으로 작동하므로 '자동 트리거'라 부른다. PONV(비존속성) 트리거는 감독당국이 은행이 더 이상 존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 발동된다. 앞서 설명한 PONV 개념이 여기서 직접 연결된다. 대부분의 AT1 CoCo는 기계적 트리거와 PONV 트리거를 모두 포함하며, 어느 쪽이든 먼저 발동되면 손실흡수가 시작된다.
왜 은행은 CoCo를 발행하나
CoCo, 특히 AT1 CoCo가 바젤 III 도입 이후 급성장한 데는 명확한 경제적 논리가 있다. 은행 규제자는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보유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규제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방법이 반드시 주식 발행일 필요는 없다 — 손실흡수 조항을 가진 자본 도구라면 규제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식 대비 CoCo(AT1)의 핵심 장점은 주주 희석 방지와 세금 혜택이다. 보통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진다. CoCo 발행은 트리거가 발동되기 전까지는 주주 지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CoCo 쿠폰은 세금 공제가 가능한 이자비용으로 처리되는 반면, 주식 배당은 세후 이익에서 지급된다. 세금 효율성 측면에서 CoCo가 주식보다 유리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수익 채권형 도구라는 매력이 있다. 기관 투자자 중 일부 — 특히 상대적으로 유연한 투자 제한을 가진 고수익 채권 펀드, 크레딧 헤지펀드 — 는 AT1 CoCo가 제공하는 높은 쿠폰에 매력을 느낀다. 글로벌 AT1·CoCo 시장은 2024년 기준 2,5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바클레이즈, HSBC, BNP 파리바, 도이치방크, 산탄데르 등 유럽 대형 은행들이 주요 발행 주체며, 아시아에서는 중국 대형 국영은행들과 홍콩 소재 은행들이 활발히 발행한다. 한국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이라는 명칭으로 국내에서 발행한다.
CoCo의 리스크 — 투자자 관점
CoCo, 특히 AT1 구조의 채권에 투자할 때 투자자가 직면하는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Extension Risk(연장 리스크)다. AT1은 영구채지만 통상 5년 또는 10년 후 First Call Date가 있다. 시장 관행상 발행사가 이 날짜에 콜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발행사가 경제적으로 콜 행사가 불리할 경우 — 예를 들어 콜 이후 리파이낸싱 비용이 현재 쿠폰보다 훨씬 높을 경우 — 콜 행사를 생략(스킵)할 수 있다. 콜 스킵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예상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AT1을 보유하게 되고, 해당 발행사 AT1의 시장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쿠폰 임의 미지급 위험이다. AT1 쿠폰은 발행사의 재량으로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으며, 취소가 되어도 기술적 디폴트가 아니다. 은행의 분배 가능 이익이 부족해지거나 규제 자본이 특정 요건 아래로 내려가면 쿠폰 지급이 자동으로 제한된다. 투자자는 이 쿠폰 취소 리스크를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 특히 은행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는 국면에서 이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원금 전액 손실 위험이다. 트리거(기계적 또는 PONV)가 발동되면 CoCo 원금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이 영구적으로 소멸될 수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디폴트와 다르다 — 디폴트라면 회사 정리 과정에서 잔여 가치를 회수할 기회라도 있다. CoCo 원금 상각은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에 따라 즉시, 영구적으로 이루어진다. CS 2023 사태에서 AT1 보유자들이 경험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관할권에 따라 손실흡수 순서가 다르다는 점(특히 스위스 FINMA의 재량), 그리고 계약서상 정확히 어떤 조건에서 어떤 방식으로 손실흡수가 이루어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핵심 용어
특정 조건(자본비율 임계치 이하 또는 PONV 선언)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손실을 흡수하는 은행 자본 상품. AT1과 Tier 2 두 가지 형태로 발행된다. '조건부'(Contingent)는 손실흡수가 특정 조건에 달려있다는 의미, '전환'(Convertible)은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 전환 대신 원금 상각(Write-down) 방식을 사용하는 CoCo도 있다. 바젤 III 이후 유럽 은행들이 대규모 발행했으며 글로벌 시장은 $2,500억 이상.
CoCo의 두 가지 손실흡수 방식. ①전환형(Equity Conversion): 트리거 발동 시 사전 결정된 비율로 주식으로 전환 — 기존 주주 희석이지만 보유자가 잔존 가치를 가짐. ②상각형(Principal Write-down): 트리거 발동 시 원금을 부분 또는 전액 0으로 소각 — CS AT1이 이 방식. 투자자 관점에서 상각형이 전환형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 어느 방식인지는 발행 설명서(Prospectus)에 명시.
CoCo 채권 손실흡수를 자동 발동시키는 자본비율 수준. 일반적으로 CET1 비율 5.125%가 AT1 최소 요건(바젤 III). 일부 은행은 7% 고임계치 CoCo를 발행 — 더 일찍 손실흡수 발동, 대신 투자자에게 더 높은 쿠폰 지급. 임계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리스크가 크다. CS 사태가 증명했듯, 5.125% 임계치 미달 없이도 PONV 선언으로 소각될 수 있어 임계치가 '안전 보장선'이 아니다.
2016년 2월 Deutsche Bank의 AT1 쿠폰 지급 능력 의구심이 부각되며 글로벌 AT1/CoCo 시장이 급락한 사건. DB의 2015년 순손실 발표 후 투자자들이 MDA 규정에 따른 쿠폰 취소 가능성을 우려했다. 실제 쿠폰은 지급됐으나 AT1 가격은 수주 만에 10~15% 하락. CoCo 고쿠폰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실질적임을 재확인한 사례다.
국제 은행 규제 기준(바젤 III)이 정한 은행 자본의 3계층. ①CET1(보통주자본): 보통주+이익잉여금, 최고 품질, RWA의 4.5% 이상 필수. ②AT1(추가기본자본): CoCo 채권, CET1과 합산 Tier 1 자본 6% 이상. ③Tier 2(보완자본): 후순위채·CoCo T2, 총자본 8% 이상. 각 계층은 위기 시 손실흡수 순서와 규제 요건이 다르다. 이 계층 구조를 이해해야 AT1의 리스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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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개념
참고 자료
- [1]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 Basel III: A Global Regulatory Framework for More Resilient Banks and Banking Systems — Qualifying Criteria for AT1 and CoCo Instruments BIS Basel Framework (CAP 10–CAP 30), 2010 (consolidated 2023). 2023.
- [2]FINMA (Swiss Financial Market Supervisory Authority). FINMA Approves Merger of Credit Suisse with UBS — AT1 Write-Down FINMA Press Release, 19 March 2023. 2023.